1.
푸짐하게 썰어 나온 오리의 껍질이며 살점들
그것들을 양념장에 콕콕 찍어
동그란 전병위에 올려서는 둘둘 말아
쏘~옥, 입속에 집어넣던
그리고는 그 큰 눈으로 나를 치어다보시며
“어머! 김진사님, 안 드시고 뭐 하세요. 빨리 드세요?”
天上에서도 이 보다 더 고운 소리는 없고
아찔한 현기증에 나는 그만 넋이 나가고
그런 날은 베이징 이고 지랄이고 한 입도 못 먹고는
그 고운소리 좇아 미로의 숲길만 헤매고
어쩌라고..
휴~ 나는 언제나 철이 들어
천상의 목소리며, 큰 눈이며, 미모며,
전혀 무관심하니
배불리 베이징 한번 먹어 볼 텐가.
2.
근데요.
언제 또 1등하실건가요?
다음엔 중철이(이빨 비트는 뚱보아저씨)성님이 잘 아는
압구정 ‘설매네’로 예약할까 하구요.
그래서 그 날은 아무리 이쁘게 하고 오셔도
눈 딱 감고 뱃터지게 한번 먹어 보려구요.
3.
동윤 리 원장님,
요참에 나의 주치의 선생님을 바꿀래요.
강혜승 선생님으로 바꿀 테니 그리 아세요.
마침 오늘 배도 아프구요.
근데 산부인과 진료의자는 참 이상하게 생겼던데
어떻게 앉지??!!
그것이 문제네....
강혜승 선생님,
의자 좀 오무려 주시면 안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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