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베트남 전이 한창일 때, 베트남 정글에서 임무를 수행하던 젊은 미국 보병 대위의 신문 인터뷰 기사이다.
"이렇듯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당신은 어떻게 부대를 지휘하고 있습니까?"
"이곳에서는, 자신의 생명을 책임질 사람은 자기 혼자 밖에 없습니다. 만약 사병들이 정글 속에서 적군과 맞닥뜨렸을 때,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른다고 생각해 봅시다. 멀리 떨어져 있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겠습니까? 제 임무는 그들로 하여금 자신들이 해야할 일을 분명히 알도록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들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오직 그들이 처한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물론 책임은 언제나 제게 있지만, 결정은 현장에 있는 사람이 합니다."
게릴라전에서는 모든 병사들이 각자가 의사결정을 하고 명령을 내리는 사람들이다. 현대전에서는 지휘관이 아닌 사람도 지휘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지휘관이 내린 명령을 수행하기만 해서는 승리는 고사하고 자신의 생명도 건사하지 못하는 경우들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군대에서는 조건 반사적인 행동이 나올 때까지 훈련의 강도를 심화시켜야 하는 필요성이 대두되는 것이다.
자신이 갖고 있는 전투지식을 활용해 누구보다도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고 책임 또한 질 수 있도록 훈련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아직도 대통령의 말씀 한 마디가 법 조문보다 더 위력을 발휘하는 나라에서, 지휘관의 말 한마디만 듣기를 강요하는 군대에서 신세대 젊은 병사들은 어떻게 자신들에게 맡겨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수 있을 것인가?
'잘 되면 자기 탓, 못 되면 부하 탓'인 군대에서 어떻게 책임있는 작전 수행이 나올 수 있을 것인가?
국가는 혜택은 아무 것도 주지도 않으면서, 단지 국가라는 이름만으로 강제로 일정기간을 허송세월하라는 군대에서 누가 충성스럽게 의욕적으로 부대생활을 하려고 할 것인가?
개인 및 개성 중심의 수평적인 가정과 학교 문화와는 달리 아직도 여전히 상명하복의 집단 중심인 군대문화에 억지로 밀어넣으려면 누가 신바람난다고 박수를 칠 것인가?
강제 징병제 하에서는 국가에 충성한 만큼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합당한 보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미래에 대한 비젼이 없는 포풀리즘적인 무책임한 지도자들은 이제 도태되거나 그들이 이상적인 사회로 생각하는 북한으로 지도자 자질의 연수교육을 보냐야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이제 부모들도 자기 아이만큼 옆집 아이도 귀하다는 인식을 공유해야 할 시점이다. 농경문화나 제조업 중심의 사회에서는 우리끼리라도 충분히 잘 먹고 잘 살 수 있었지만, 서비스 산업이 주류가 되는 글로벌한 사회에서는 우리 각자가 거대한 바퀴의 톱니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인식을 아이들에게 반드시 심어주어야 한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하루 만드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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