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비오는 날 산에 가면 안개낀 정상 주변이나 능선길이 즐거운 탄성을 나아내기도 하며, 그것이 비오는 등산의 멋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런 즐거움도 우리가 코스를 잘 알고 있을 때의 일이지, 만약 코스를 잘 모르는 첫 산행의 길이라면 즐거움보다는 불안감이 더 할 것이다.
우리 인생도 안개낀 초행의 등산길이나 비슷하다.
안개는 영어로 fog이다. fog는 두려움(fear), 의무감(obligation), 그리고 죄책감(guilty)의 기막힌 조합이 아닌가?
안개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아에 우리 삶 속에 깊숙히 스며들어 방향감각을 잃게 만들고, 모든 것을 불명확하게 변화시키며, 가슴답답한 불편감을 남기게 된다. 안개 속에서 길을 찾으려 필사적으로 노력하듯이 우리 삶에서 안개 속을 벗어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이 우리 인생이다.
크든 작든 누구나 두려움을 느끼면서 살아가며, 의무감이 없는 사람이 없다. 양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우리 인생은 더불어 사는 것이며, 가족이나 사회에 대한 의무감이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어느 정도 죄책감도 갖고 살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누구에겐가 상처를 주었으며, 시간을 되돌려 그 행동이 없었던 것으로 만들고 싶어한다. 그리고 하지 않고 내버려 둔 일을 후회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세상에서 이런 감정을 갖는 것은 어쩌면 중요한 일이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그런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적절히 조절하며 잘 살아간다.
오늘도 즐겁고 건강한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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