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디지털 정보산업시대에 추석과 설 등 명절에 모시는 전통적 유교적 효도의 한 방식인 조상 제사의 바람직한 변화는 어떠해야 할까?
20세기 중반에 일제 식민지에서 해방되고, 이념적 남북 분단과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의 대한민국이 건국되고, 후반에 새마을 운동을 시작으로 국가 경제개발기가 시작되고 성공하게 되면서 국가의 산업화와 도시화가 자리를 잡으면서 농경 중심의 전통적 대가족제도에서 소가족, 즉 부부와 미혼 자녀들로 구성된 핵가족으로 분화되었다. 전통 문화의 큰 틀이 붕괴된 것이다.
국가 경제의 기반이 다양하고 복잡해지면서 21세기에 디지털 정보 산업화가 발달하면서 가족의 크기나 구성에도 변화가 오기 시작하고 단순히 핵가족의 크기에서 더 나아가, 가족의 정의가 혈연을 넘어 다양해는 초핵가족으로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 더 세분화된 현대 사회의 가족 형태를 보면 대강 다음 5가지 유형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가 1인 가구 (독신 가구)로 혼자 사는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가족 형태이다. 둘째는 한 부모(편부모) 가족으로 부모 중 한 쪽과 자녀로 구성된 가족이며, 셋째는 딩크족 (DINK)으로 자녀 없이 맞벌이하는 부부로 'Double Income No Kids'의 약자이다. 넷째는 재결합 가족으로 이혼 후 재혼으로 인해 새로운 가족이 구성된 형태이며, 다섯째가 무자녀 가족이다.
소가족을 거쳐 초핵가족 시대인 21세기 디지털정보산업시대에 조상 제사는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시대의 흐름에 맞게 변화할 필요가 있다. 다음은 디지털 시대에 바람직한 조상 제사의 변화 방향이라 할 수 있는 기준들을 소개해 본다.
첫째, 형식보다 의미가 중심이 되어야 한다
제사의 본질은 조상을 기억하고 감사하는 마음이다. 고전적 예법에 따른 복잡한 절차나 음식 준비보다 가족 간의 정성과 추모의 마음을 중심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시간과 장소의 유연성이 있어야 한다
명절 당일이 아니더라도 가족이 함께 모일 수 있는 날에 제사를 앞당겨 지내는 방식으로 유연하게 조정할 수도 있어야 한다. 온라인 화상 제사나 디지털 추모 공간(예: 사이버 추모관)을 활용해 물리적 거리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방식도 좋다.
셋째, 음식준비가 간소화해야 한다
전통적인 음식 차림 대신에 고인이 좋아하시던 음식 위주나 집안 내력을 상징하는 음식을 대체할 수도 있고, 음식 준비에 따른 가사 부담을 줄이고 가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넷째, 세대 간 소통을 강화할 수 있어야 한다
제사의 의미를 젊은 세대에게 이야기나 영상으로 전달해 문화적 단절을 막고, 자연스럽게 전통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조상에 대한 기록을 디지털로 정리해 가족 역사와 뿌리를 공유하는 기회로 활용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다섯째, 성평등한 참여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요즘은 아들, 딸 구별 없이 한 명만 낳는 부부들이 늘고 있는 만큼 남성 중심의 제사 문화에서 벗어나 모든 가족 구성원이 동등하게 참여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하고, 이것이 바로 가족 간의 유대감을 높이고, 전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외적 모습이 아니라, 전통의 정신을 현대적 방식으로 계승하는 지혜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 참고로 나는 명절 아침에는 가까운 사찰에 가족들이 모여 조상 제사를 모시고, 돌아가신 날 지내는 기제사는 부모님 중 빠른 어머님 기제사일에 두 분 기제사를 한 날 집에서 모신다.
선대 기제사는 절에 의뢰하여 돌아가신 날 모시고 있다. 집에서 모시는 부모님 기제사 시간도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 모시고 함께 식사하고 헤어지는 방식을 취하며 나름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지혜롭게 잘 이루어 나가고 있다는 생각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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