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것은 대부분 뭔가 욕망하는 바를 이루기 위해 말하고 요청하고 설득하고 일하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가 환호하는 것은 단지 그 순간의 욕망하는 것이 해결된 것일 뿐,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덴마크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이런 우리 행동에 대해 , "나는 신에게 말하기 시작했고, 그 때 문득 깨달았다. 이것은 쓸 데 없는 일이란 것을. 어떻게 내가 신 앞에서 말할 수 있다는 말인가? 다만 침묵해야 할 뿐."이라고 말했다.
말한다는 것은 뭔가 모르는 것이 있으므로 알리고 가르쳐야 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행위다. "말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신은 전지전능하다. 그는 모든 것을 안다. 그러니까 내가 그에게 말을 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
말한다는 것은 자신의 마음 속 욕망을 채우기 위해 신의 본성을 스스로 허무는 것이다. "나는 여러 해 동안 신에게 말해왔다. 그리고 문득 그것이 어리석은 일임을 깨달았다. 그래서 난 말하기를 멈추었다. 나는 침묵하게 되었다."
"그래서 몇 년 뒤에는 침묵조차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세 번째 단계에 이르렀다. 그것은 듣는 것이었다. 처음엔 말을 했고, 그 다음에는 말을 하지 않고 말하기를 끊었으며, 그리고 나서는 듣기 시작했다."
듣는 것은 단지 침묵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단지 침묵하고 있는 것은 부정적인 행위이며, 듣는 것은 긍정적인 일이기 때문이다. 침묵하고만 있는 것은 수동적이지만, 듣는 것은 깨어 있는 수동이며, 아무 것도 말하지 않으면서 뭔 가를 기다리는 것이다.
뭔 가를 말없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부모가 집 나간 자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듯, 존재 전체로서 기다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의지를 지니고 있으며, 듣기 시작했을 때 처음으로 진정한 기도가 일어나는 것과 같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우리는 듣는 것은 전혀 쓸모가 없는 일처럼 보인다. 공산 사회주의 체제에서 종교를 전혀 쓸 데 없는 짓이라고 인정하지 않으며 거부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신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며, 침묵은 쓸모가 없고, 말하는 것이 쓸모 있어 보인다.
오직 말하기를 통해 뭔가 이룰 수 있고, 세상에서 많은 일들이 말을 매개로 일어난다. 종교적이기 위해서는 마찬가지로 뭔 가를 해야만 할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그러나 장자는 말한다. 종교는 우리가 오직 모든 행위의 헛됨을 이해할 때만 가능하다고.]
홍수에서 산을 지키는 것은 굽은 나무이며, 전쟁이 나서도 집을 지키는 것은 신체 장애가 있는 사람들이며, 당장 쓸모 있어 보이는 것은 항상 먼저 이용만 당하고 관리될 뿐 나중에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노자와 장자가 계속 강조하고 있는 이유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수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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