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누구에겐가 조금은 도움이 될 때도 있겠지만, 그런 것에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 나에게는 약간의 도움이지만, 상대에게는 뜻하지 않는 큰 행복감일 수도 있다. 나는 항상 아내를 만나 결혼하게 된 것이 정말 다행이라 생각한다.
바라볼 때마다 사소한 감동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내가 일을 통해 사회적으로 이런 감동을 줄 수 있을지 항상 생각하고 되묻게 만들어 준다. 나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나도 이런 행복한 감동을 줄 수 있기를 생각하고 노력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 아내에게 내가 먼저 말 한 마디라도 잘해주려고 한다. 자기 아내를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은 사회적으로 아무리 큰 일을 하는 사람이라도 인간적으로 별로라는 생각이다. 그런 사람들과는 가능한한 인연을 만들지 않는다.
가장 가까운 사람마저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행복을 담보로 정치가가 되고, 근로자들의 목숨줄을 쥐고 경영에 나서는 것은 상대뿐만 아니라 우선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파괴하는 행동에 다름 아니다.
나이가 들고부터는 더욱 더 큰 삶의 방향을 잡게 되고, 그 후로는 사소한 것들은 그냥 바람처럼 흘러가게 내버려둔다. 사회적 인간 관계들이 소원해지는 이유가 나이 들수록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우리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고작 먹고 사는 일이다.
단순한 반찬거리라도 막상 마트에 가서 바구니를 들고 쇼핑이 시작되면 예정한 품목 정도는 그냥 쉽게 잊혀지고, 막상 눈앞에 빛나는 식품들에 눈길이 멈춘다. 우리 운명은 이렇게 마트에서 식품을 선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운명 중에 스스로 결정할 수 있든 것이라곤 사실 하나도 없다. 우리가 우리 부모에게서 태어난 것은 우리의 의지가 아니다. 우리는 그냥 그 운명을 겸손하게 숙명으로 받아들이고 성공적으로 수행해야만 하는 것일 뿐이다.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둔다는 것은 내 삶의 미처 의식하지 못한 부분이다. 우리는 죽기 전까지 막연히 흘러가는 것이 전부이기 때문이다. 쓸 데 없이 저항하기보다 당당하게, 그리고 묵묵히 주변과 시대의 흐름을 따라 가기만 하면 된다.
한 집에서 함께 살아가는 가족일지라도 서로 고독할 수 있다. 각자가 자기 나름으로 살아갈 운명을 타고 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삶들은 누구 하나 칭찬해주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훌륭하게 완결되어 빛나게 됨을 나이가 들수록 더더욱 선명하게 알게 된다.
자기 자신의 언행이나 그 결과를 다른 사람들로부터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해 안절부절못하는 사람들은 삶에 버둥거릴 수 밖에 없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가 뭐라 하든, 알아주지 않아도 행복하다는 자신감이 중요하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한 주 시작하시기 바랍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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