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실체가 없다. 그냥 만나는 인연에 따라 일어났다 사라질 뿐이다. 눈에 보이는 현실의 여러 이름이나 형상 또한 그런 근본에서 분리되어 있지 않다. 이름과 형상을 파악하려 하면 할수록 현실적 실체만 발견하게 될 뿐이다.
세상을 잘 살아가는 것은 현재 실재하는 것에 대해 올바르게 알아차리는 일이다. 영화를 볼 때 스크린에 무수히 많은 장면이 오고 가지만, 실재가 아니다. 스크린만 있을 뿐 그 외에는 아무런 실체가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깨어 있는 상태에서도 근원만 실재한다. 눈에 보이고 몸으로 느끼는 현상계를 안다는 것은 현재에 대해 아는 지를 아는 것이다. 잠이 들면 현재 세상과 아는 사람 모두 사라진다. 현실이 지속되고 같은 모습을 가진 듯 보이는 이유는 잘못된 관념 때문이다.
똑같은 강물에서 같은 자리에서 두 번 몸을 씻었다는 것은 거짓이다. 두 번째 목욕한 물은 첫 번째 강물과 같을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하나의 불꽃을 두 번 쳐다 봤다고 말한다면 똑같은 불꽃을 바라본 듯 느껴지지만 불꽃 또한 매 순간 변하고 있다.
우리가 하루 동안 깨어 있는 것이나 우리 살아가는 세상이 변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 또한 우리 자신의 인지 오류 때문이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사람에게 그런 오류는 보이고, 존재하고 있으며, 잘못 아는 사람과 인지 오류는 동시에 생기고 깨달음으로 동시에 또 사라진다.
그것을 알아차리는 '나는 누구인가?'를 찾으면 모든 의문은 풀리고 사라질 것이다. 잠잘 때 꿈을 꾸는데, 거기에는 그것이 꿈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과 그 앎의 대상인 꿈의 내요, 그리고 그것이 현실인 양 느끼는 잘못된 앎의 3가지 요소가 작용하고 있다.
깨어 있는 상태도 마찬가지다. 깨어있거나 꿈꾸는 상태 모두에서 나를 알아차리면, 모든 것을 알게 되어 더 이상 알아야 할 것이 없어지게 된다. 깊은 잠에 들었을 때는 아는 사람, 앎, 앎의 대상이 없다.
이와 마찬가지로 '진실된 나'를 느낀다면, 그 아는 사람, 앎의 대상, 그리고 앎 그 자체가 사라진다. 깨어 있는 상태에서는 내가 어떤 일을 겪든, 그 일을 아는 사람일 때만 일어난다. 그 일이라는 대상을 알지 못하면 옆에서 일어나고 모르고 지나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아는 사람도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세상에는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라는 느낌이 정체성을 만들고, 세상 현실에 대한 앎을 일으키는 그 빛은 우리 의식에서 반사되어 나온 빛일 뿐이다.
그렇게 반사되어 나온 빛이 비출 때만 내가 나 이외의 존재와 다르다고 믿게 만든다. 그런 나의 존재를 비춰주는 의식의 반사광이 '나'로 하여금 대상을 창조하도록 한다. 그러나 그 마저도 빛이 반사될 반사면이 있어야 가능해진다. 둘 다 모두가 영화 필름처럼 내 의식의 흐름이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하고 아름다운 목요일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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