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의 우리 기분은 요요와 같다. 즐거울 때는 마라톤을 완주한 순간에 느끼는 사람들의 기분이 머릿속에 떠오르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 너무 더워지기 전에 달리기를 끝낼 수 있을지 궁금해지기도 하는 일들이 반복된다.
인터넷을 조금 줄이고, 친구들 만나는 일도 조금 줄이고, 근력 운동도 조금 늘이고, 탄수화물과 단백질 섭취도 조금 늘여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한다. 하나의 불을 끄는 순간 다른 것에 불이 붙는 식이다.
우리 삶의 관심은 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일상의 계획 속에서 흘러가기 마련이다. 대회일이 다가오면 훈련의 테이퍼링이 주는 긴장감이 달리는 거리의 표시기의 이미지와 섞여 마음을 진정시키기 힘들어지기도 한다.
매일의 일상들 속의 하나 하나가 다가오는 대회의 디딤돌처럼 느껴진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도 달릴 주자들의 생각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주로 주어진 날씨 속에서 달려가야 할 거리를 떠올리며, 멋진 완주들을 빌게 된다.
'건강한 달리기 완주'라는 의미의 '건주(健走)'는 주자들 사이에서는 하나의 격려성 멘트이자 인삿말이다. 건강한 달리기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 몸을 맡기는 것이다. 늘 그렇듯 생각보다 초반 속도는 빨라지기 쉽다.
그래도 힘들지 않는 한 괜찮다. 우리 일상의 삶이나 똑같다. 그냥 리듬에 맞춰 가다보면 아는 사람들과 만나기도 하고, 잠깐 이야기도 나누면서 속도를 조절하면 장거리 달리기의 즐거움에 혼자 빠지게 된다.
아는 길도 물어서 가라는 말처럼, 갈길이 멀기 때문에 기분에 젖어 스스로를 혹사시키면 안 된다. 쉬엄쉬엄 가는 것이 장땡이다. 주로에서는 내가 어떤 상황이든 혼자가 아님을 느끼게 된다. 나와 같은 사람이 꼭 있기 때문이다.
힘이 들거나 기분이 처질 때는 응원하는 모르는 사람이나 옆에서 나보다 힘들게 달리는 듯한 주자들과 하이 파이브도 하면서 나 자신의 분위기를 되찾고 기운도 회복하게 된다. 우리는 함께 한 방향으로 달리는 동지들이다.
주로를 생생 달리던 차량들이 출발 신호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며 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차창 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어 주는 사람들과는 하이파이브를 꼭 한다. 중간 중간 농악대가 응원팀들과에게도 가능한 한 손을 흔들어 고마움을 표시한다.
마라톤 대회에서는 주자가 없으면 안 되듯이, 자원 봉사자들이 없어도 제대로 진행할 수가 없다. 그분들에게 더 큰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지금 현재의 건강한 완주에 필수적인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그런 상황들을 상상하며 그 지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들을 주자들에게 지원하려 애쓰는 것이 하나 더 추가되는 셈이다. 주자들이 건강하게 달리기 위해서는 주로의 상황이 그의 컨디션에 맞게 배치되고 흘러가야 한다.
오늘도 우리 일상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람들의 도움의 손길이 곳곳에 묻어 있음을 느끼며, 나도 그런 일에 알게 모르게 기여할 수 있음을 생각하고 살아가면 그냥 하루의 일상이 즐거움 그 자체로 달리기처럼 빠르게 흘러가게 된다.
오늘도 흥겹고 건강하고 행복한 화요일 만끽하는 하루 만들어 가시길 빕니다. 이동윤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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